- 위치정보는 포스팅 하단에 기재
그동안 몇 차례 치앙마이를 여행하긴 했지만 올드타운 근처에서만 시간을 보내다 돌아가곤 했다.
그마저도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는 고작 한, 두 번 짧게 겨우 며칠 다녀갔으니
이렇게 여유 있는 여행은 정말이지 오랜만이었다.
시간이 넉넉하다는 생각이 들자 치앙마이 시내를 벗어나보자는 결심을 했고
몇 년 전 내 강력한 추천으로 치앙마이를 방문했다가 빠이까지 흘러들어 가 버린,
그리고 그곳에 너무나도 반해버려 반드시 돌아가겠다고 했던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그렇게 나는 치앙마이 티켓을 결제함과 동시에 빠이행을 결심했다.
그리고 마침에 이곳에 도착했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몇 날 며칠을 고심한 끝에 예약한 숙소의 첫인상은
많은 리뷰에서 본, 그리고 상상한 모습과 같았다.
숙소는 매우 소박하고 정감 있는 모습을 가지고 있었고, 과거 나의 할아버지댁을 떠올리게 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아무도 보이질 않았다.
대문 앞을 조금 서성이다가 현관으로 보이는 곳에 짐을 놓고 앉아 집주인을 기다렸다.
분명히 어젯밤에도 이 집 아들이랑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왜인지 아무도 보이질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흘렀을까, 누군가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들어오는 이 가 한 사람 더 있었다.
왜일까? 아무리 타국에서 다른 차림새를 하고 있어도 같은 한국사람끼리는 알아볼 수가 있다.
혼자 여행 온 한국 여성분이었고, 나와 같은 시간에 출발 한 버스를 타고 왔다고 했다.
아마도 인기가 많은 출발시간이라 미니밴이 여러대였는데 그중 하나였나 보다.
짧고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다시 침묵이 흘렀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오기 전부터 연락을 나눴던 주인집 아들에게 라인으로 메시지를 보냈는데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읽지 않길래 금방 오지는 않겠다 싶어 밖으로 나왔다.
예약한 숙소 근처에는 한국사람들에게 알려진 밥집이 있었는데
오늘 한 끼도 먹지 못 하고 이제야 긴장이 풀어지자 허기가 찾아왔다.
밥집은 숙소에서부터 뛰면 10초 정도 걸릴 정도로 가까운 거리이니 연락 오면 가지 싶었다.
빠이에서의 첫끼로 무엇을 먹을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무난한 메뉴 두 가지를 골랐다.
익숙한 볶음밥, 카오팟무(돼지고기 볶음밥)와 쏨땀(파파야 샐러드)을 한 접시 씩 주문하고 기다렸다.
식사시간도 아닌데 사람들이 계속해서 들어오는 게 맛집은 맛집이 맞나 보다.
주문한 메뉴를 기다리며 식당을 살짝 둘러볼 겸 일어나 한편에 위치한 얼음과 물을 떠 왔다.
(많은 로컬 식당에서는 판매용 생수와 별도로 얼음과 물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얼음물을 앞에 두고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잠시 앉아 있자니 카오팟무가 나왔다.
업로드용 사진을 대충 찍고 카오팟무(돼지고기 볶음밥)를 입에 떠 넣었다.
나쁘지 않은 맛. 그렇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기대 이하의 맛.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대로 쏨땀을 기다려본다.
뒤이어 쏨땀이 나왔고 열심히 씹어보는데 이게 무슨 맛인가.....? 싶다.
기대가 너무 컸나?
물로 대충 입을 헹구고 다시 한번 쏨땀을 크게 집어 입에 넣었다.
아..... 아니다. 아니야. 이건 아니야.
맵지 않고 살짝 달달한 게 아마도 외국인 입맛에 맞게 만들어 내놓은 듯싶다.
내가 원한 건 이런 맛이 아니었는데.....!!
혼자 속으로 불평을 시작하려던 순간 테이블 위에 놓인 메뉴판 가격이 눈에 들어온다.
아냐, 그래도 가격을 보면 감사한 맛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식사를 이어가고 있는데 핸드폰 알림이 울렸다.
숙소 주인의 아들이었다.
곧 스태프가 도착할 테니 잠시 기다려 달라는 메시지,
나는 근처에서 식사 중이니 천천히 와도 좋다는 답장을 보내놓고
답장과는 다르게 식사를 잠시 멈추고 숙소로 뛰어갔다.
숙소에는 주인내외로 보이는 중년남성과 여성이 도착해 있었고
남성이 나와 어색하게 짧은 인사를 나누었던 다른 한국 여성의 체크인을 처리하고 있었다.
나는 이내 그에게 다가가 인사하며 체크인을 위해 여권을 주었는데,
그는 나에게 잠깐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작은 문제가 있다고 말을 했다.
엥?
작은 문제?
태국에 와서 항상 큰 문제없이 즐거운 여행을 했던 나인데
오늘은 그동안과 조금 달랐다.
생각보다 체크인은 시간이 걸렸고 (체감상 오래 걸렸으나 실제로는 얼마 안 됐을 듯)
나는 근처에서 밥을 먹다 들렸으니 마저 먹고 돌아오겠다고 이야기하고 식당으로 돌아갔다.
대체 작은 문제가 무엇일까? 신경 쓰였지만
오후 늦은 첫 끼에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로 볶음밥을 먹는다면 체할 수도 있겠다 싶어
일부러 더욱 천천히 꼭꼭 씹어먹으며 식사를 마쳤고
식사를 마치자마자 체크인을 위해 숙소로 뛰어갔다.
* 쿤스리 키친
2023.01.02 - [여행 리뷰] - 빠이(Pai)로 가는 길
빠이(Pai)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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