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의 2박 3일을 마치고 드디어 빠이로 떠나는 날이다.
티켓은 전 날 저녁 온라인으로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예약 방법은 이 전 포스팅에서 확인 가능
*하단 링크 참조
내가 묵은 호스텔에서 빠이행 밴을 타는 아케이드 2 까지는 차량 기준 약 10분 소요,
체크아웃 마감시간은 12시.
11시까지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빠른 샤워 후 짐을 챙기면 12시에 출발할 수 있다.
간단한 계산 끝에 나는 최대한 푹 쉬다 가기 위해서 12시 30분 표를 예약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11시 알람을 확인하고 다시 잠이 들어버렸고,
11시 45분에 한국에서 온 카톡 메시지 진동 소리에 잠이 깼다.
허겁지겁 짐을 챙겨 내려가니 벌써 12시 5분
전 날 지불한 보증금을 되돌려 받기 위해서는 스태프의 확인을 기다려야 했다.
대기하는 동안 여유 있게 구글지도를 통해 이동시간도 다시 체크하고,
카운터에서 근무하고 있던 스탭에게 여기서 터미널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한번 더 물어보았다.
그런데 OH MY GOSHHHHH......
돌아오는 대답은 "대략 20분"
시계는 이미 12시 10분을 향해가고 있었고 나는 아직 체크아웃도 끝내지 못했으며
밴은 12시 30분 출발이다.
지금 당장 이곳에서 출발해도 제시간에 도착이 어려운 상황
생각할 시간이 없다!
우선 볼트(Bolt)로 차부터 잡았다.
최대한 빠르게 갈 수 있는 오토바이를 부르고 싶었지만 짐이 너무 많아서 차를 타야만 했다.
그런데 맙소사.... 차가 호스텔까지 오는데 7분이나 걸린단다.
어쩔 수 없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누굴 원망할 수도 없다.
초조한 마음에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던 시원한 호스텔 로비를 뒤로하고 바깥으로 나와 차를 기다렸다.
하지만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차는 7분 후 도착했고, 나는 차에 타자마자 외쳤다.
" 미안해요, 저는 12시 30분 차를 타야 해요. 빨리 가주세요. 미안해요 "
기사는 최대한 빠르게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속도계는 30~40 사이를 왔다 갔다
내가 초조해하는 걸 느낀 기사는 나에게 말했다.
" 이 시간에는 교통체증이 심하고 법규 위반 시 벌금을 물 수 있기 때문에 더 빨리는 갈 수 없어,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빨리 갈게 "
처음 차를 탔던 순간에는 밴을 놓칠 거란 불안감에 초조했다.
하지만 탑승 5분 만에 이내 평온을 되찾았다.
왜냐하면 이미 시계는 12시 20분을 넘어섰고,
기사의 내비게이션에서는 도착 예상 시간이 12시 40분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기사에게 말했다.
" 고마워요, 하지만 아마 나는 차를 타지 못 할 것 같아요 "
그러자 기사는 나에게 버스 이름이 무엇인지, 티켓은 몇 시에 출발인지 다시 한번 물어보았다.
내가 12시 30분, 빠이행 밴이라고 대답하자 그럼 자기가 버스 회사로 전화를 해준단다.
급하게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어보았다.
하지만 기사가 말하길 이 번호는 잘 못 된 번호란다.
그는 나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
" 몇 시 출발이라고? "
" 12시 30분, 근데 지금 벌써 29분이야 "
" 오, 그렇다면 문제없어. 너는 그 버스 탈 수 있을 거야 "
" 엥? 그게 무슨 말이야? 버스 출발 시간은 30분인걸 "
" 응, 알고 있어. 버스는 네가 도착하지 않는다면 1시까지 기다릴 거야,
그리고 만약 그들이 널 기다리지 않는다면 출발 전에 너한테 전화할 거야 "
아니 이게 무슨 소리지...?
12시 30분 출발 버스가 1시에 출발할 거라고? 그리고 나한테 전화도 해준다고?!!!
희망이 생기려고 했다. 도착예상 시간을 보았다.
10분... 아직도 10분을 더 가야만 한다.
기사는 나에게 무조건 버스를 탈 수 있다고, 자신이 확신한다며 안심하라고 계속 얘기했다.
나는 그에게 대답했다.
" 그래, 여긴 태국이고 너는 태국사람이니까 난 네가 하는 말을 믿을게 "
사실은 믿지 못했다. 하하... 50대 50이었달까.
결국 나는 12시 42분이 되어서야 터미널에 도착했고 그곳에는 몇 대의 밴이 대기 중이었다.
무언가 체크리스트처럼 보이는 서류를 들고 돌아다니는 아저씨에게 뛰어가 물었다.
" 혹시 12시 30분 버스 출발했나요? "
그는 나에게 티켓을 요구했고 보여주었지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바로 앞에는 이제 곧 출발을 앞둔 것처럼 보이는 밴이 한 대 서있었다.
기사는 보이지 않았고 차 안은 승객으로 가득했다.
그때, 번뜩 생각이 났다.
밴 앞유리에 예약자 이름이 쓰여있는 좌석표를 비치해둔다는 걸 어디선가 보았던 기억.
나는 밴 운전기사의 바로 옆자리인 1A석을 예약해 두었다.
지금 그 자리는 누군가 앉아있으나 그래도 확인해 봐야지.
어랏, 내 이름이다.
이 차다.
아무 대답이 없던 아저씨에게 말을 했다.
여기 내 이름이 있다고, 이 차는 12시 30분 차가 맞냐고.
아저씨는 또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는 저 멀리 있던 다른 중년 여성을 불러 무언가 얘길 했다.
그러자 그 여성은 나에게 왔고, 말했다.
" 너는 12시 30분 표를 예약했고, 네가 이 자리에 앉으려면 너는 그 시간까지 왔어야 해 "
그렇다면 나는 이 차에 탈 수 없다는 말인가?
" 늦어서 미안해, 하지만 이 차는 아직 출발하지 않았고 나는 이 자리를 예약했는걸 "
여성은 인상을 찌푸리고 돌아섰다.
어쩌라는 거지? 탈 수 없다는 건가?
돌아가는 여성에게 다시 한번 말했다.
" 미안하지만 아직 차가 출발하지 않았으니까 내가 탈 수 없을까? "
내가 처음 말을 걸었던 아저씨와 이 여성은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 둘이 한참 얘길 나누었다.
그러더니 아저씨가 먼저 돌아왔고 내가 예약했던 자리에 앉아있던 남자에게 내리라고 말을 했다.
이제 막 출발을 앞둔 차에서 내려진 남성에게 나는 미안하다고 말을 했다.
중년 여성도 곧 그에게 다가가 웃으며 다음 차가 금방 올 거고, 너에게 최고의 자리를 주겠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나에겐 아무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나는 다시 물어야 했다.
" 타도 되나요? 미안한데 가방은 어디로 둬야 하죠? "
여성은 다시 한번 인상을 찌푸렸고 그냥 들고 타라 말했다.
이미 백팩 한 개와 손가방은 차에 실은 상태
큰 백팩은 안고 탈 수 없는 크기이다. 대체 어떻게 들고 타라는 거지?
그녀의 계속된 반응으로 나도 살짝 짜증이 나려 했으나 약속된 시간보다 늦어버린 건 나이기에 할 말이 없다.
차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때 즈음 기사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왔다.
그에게 가방을 실어 줄 수 없겠냐고 묻자 그는 따라오라 손짓했고 나는 그제야 뒷자리에 겨우 가방을 싣을 수 있었다.
그렇게 빠이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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