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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뷰/여행기록

빠이(Pai)에서의 다섯 번째 날

by 한국-박씨유 2023. 2. 21.

2023.01.04 - [여행 리뷰/여행기록] - 빠이(Pai)에서의 첫날

 

빠이(Pai)에서의 첫날

- 위치정보는 포스팅 하단에 기재 그동안 몇 차례 치앙마이를 여행하긴 했지만 올드타운 근처에서만 시간을 보내다 돌아가곤 했다. 그마저도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는 고작 한, 두 번 짧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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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날 나만의 빠이 셀프 데이투어를 마친 뒤 꿀잠을 자고 일어났다.

유명하다는 관광지를 모두 다 돌았으니 누가 어디 가봤냐고 물어도 대답할 수 있고

왜 안 나가냐고 물어도 "난 다녀왔어~"라고 대답할 수 있으니 더이상 누구도 나를 귀찮게 할 수 없다.

마치 퀘스트 하나를 깬 기분이랄까. 

하지만 아직 마지막 미션이 남아있다.

어제 아야서비스 센터에서 빌린 오토바이를 반납해야 한다.

 

 

아직 기름도 꽤 남아있고 눈도 일찍 떠져서 반납 전, 아침도 먹을 겸 마실을 나왔다.

워킹스트릿 중심 쪽에 위치 한 커피가게.

오래된 자동차를 개조해서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데 맛이 꽤 괜찮다.

그래서인지 아침 일찍부터 손님들이 북적북적

나도 한 잔 할까? 했다가 속 먼저 채우고 마시자 싶어서 지나쳤다.

 

 

그리고 커피가게에서 턴 하자마자 바로 도착 한 닭죽 집.

빠이 버스터미널 옆 닭죽집으로 유명한 노점이다.

노점 간판이 구글 리뷰에 있는 사진과 달라 처음에 여기가 맞나? 싶었는데

표기된 위치도 이곳이 맞고 사람도 바글바글하고 인근에 여기 말고 다른 노점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맞겠지 하고 앉았는데 나중에 보니 장사하시는 분 사진이 리뷰 사진이랑 같더라.

 

 

이미 손님이 가득해서 테이블은 만석이였다.

다행히 주문하는 사이에 빈자리가 생겨서 대충 낑겨 앉았다.

다른 테이블도 다들 합석해서 앉아서 먹고 있더라.

30밧짜리 chicken with egg를 주문했다.

 

 

오늘도 다른 사람들 어떻게 먹는지 관찰하고 따라서 먹기!

계란 노른자는 사람마다 먹는 방법이 달랐지만 대부분 한 가지만은 동일하게 하더라.

바로 이 고춧가루! 이제 막 몇 숟갈 입으로 떠 넣었는데 앞자리, 옆자리에 새로운 손님들이 왔다.

어떻게 먹나 슬쩍 보니 다들 고춧가루를 넣어 먹더라.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니 나 빼고 다 빨갛네?! 

심지어 주인과 꽤나 친해 보이는 서양 여행자도 고춧가루를 넣었길래 바로 따라 넣었다.

 

그런데 솔직히 맛은 그저 그랬다.

하노이에서 먹은 닭죽은 우리나라 닭죽과 재료나 맛이 거의 흡사해서 조금은 기대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그냥 하얀 죽에 말린 닭고기 고명을 올린 맛 정도랄까.

맛있다고 극찬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입맛이 다들 다르니 뭐라 더 할 말은 없지만.....

전 날 빠이 원데이투어 가기 전, 로컬 시장 앞 노점에서 먹은 돼지고기 죽이 훨씬 더 맛있었다.

 

 

오토바이 반납 시간이 10시까지였는데 아침식사 후에도 시간이 남아서 빠이 시내를 돌았다.

미리 구글맵에 저장해 두었던 가게들을 앞을 지나가 보기도 하고

궁금했던 골목들을 구석구석 돌아보았다.

작은 동네일수록 오토바이의 편리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렌트 종료시간에 맞춰 바이크를 반납하러 아야 서비스센터로 갔다.

주차하고 "하이~ 반납 왔어~" 외치며 계약서를 주니까 아.묻.따 보증금을 돌려줌.

그렇게 마지막 미션을 클리어하고 숙소로 돌아와 해먹에서 휴식을 취했다.

 

 

며칠 동안 해먹에 누워있으면서 빠이는 어딜 가도 커피가 맛있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그래서 빠이에 머무는동안 지날 다닐 때마다 손님이 가득하던 카페를 검색해 보니 평도 좋았다.

그래, 마침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싶고 글쓰기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노트북을 챙겨 나왔다.

그리고 도착한 빠이 카페 hope. 에서 주문 한 더티커피, 55밧.

 

손님이 나 밖에 없었는데 더티커피를 주문했더니 30분이나 걸린단다.
어차피 차고 넘치는 게 시간뿐이라 No problem,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커피는 약 15분 정도 지나서 받았다.

향과 맛이 아주 좋았다. 그래서인지 치앙마이에 돌아온 지금도 이곳 커피가 종종 생각난다.

아쉽게도 치앙마이에서는 아직까지 이 카페의 더티커피보다 내 입맛에 맞는 곳을 찾지 못했다.

 

겨우 포스팅 하나를 했을 뿐인데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hope. 카페는 테이블이 3개로 매우 작아서 실내는 최대 1시간까지만 이용이 가능하다.

실내에는 나 이외의 손님은 없었지만 그래도 한 시간이 가까워져서 짐을 챙겨 나왔다.

 

 

 

그리고 바로 근처 가게로 점심식사를 하러 옴.

고기덮밥과 국수를 파는 식당이었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주인분이 친절하셨다.

메뉴는 40~50밧 사이로 심지어 맥주도 45~50밧 밖에 안 한다.

마트와 거의 같은 가격. 빠이 물가는 저렴하다더니 진짜였다.

이곳에 있는 각종 소스를 덜어서 먹으면 된다.

 

 

기다리는 동안 시원하게 냉수 한 잔 하고 있는데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완탕누들, 40밧.

우와 맛있다!!! 는 아니었지만 착한 가격에 무난한 맛이었다.

특히 짜지 않아서 좋았다.

무우인지 파파야인지 모를 채소가 들어있었는데 이 덕분인지 국물이 시원하고 깔끔했다.

 

 

 

점심식사도 했으니 본격적으로 움직일 시간이다.

숙소에 돌아가 무거운 백팩을 내려놓고 빨래거리를 챙겨 곧바로 다시 나왔다.

묵고 있는 숙소에서 전에는 세탁기 사용이 가능했다고 들었는데 이제는 안된단다.

그래도 근처에 인기 좋은 빨래방이 있다 해서 가봤는데 무게가 3.5킬로나 나왔다.

애초에 다른 빨래방보다 kg당 가격이 10~20밧 높은 걸로 알고 갔는데 심지어 그 가격보다 더 올랐다.

이미 무게도 쟀고 빨래가방을 넘긴 터라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냈는데 총 180밧을 지불했다. 

빠이에서는 알뜰히 먹으면 이틀 치 밥값도 될 수 있는 금액이다.

이곳에서 세탁방을 운영해 볼까? 잠시 재밌는 상상에 빠졌다.

 

 

부지런하게 일어나 아침도 먹고 중간에 커피도 마시고 점심까지 먹으니 하루가 길게 느껴졌다.

어제 실컷 오토바이를 탔으니 오늘은 게으르지만 부지런한 여행자가 되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빠이캐년에서 봤던 일몰이 감동적이긴 했지만 빠이에는 유명한 선셋 포인트가 몇 군데나 더 있으니

오늘은 다른 장소에서 빠이 일몰을 경험해보고 싶어졌다.

 

투허츠 Two hurts pai 라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 노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로 아주 유명한데,

그곳에 갈지 대불상에 갈지 고민을 하며 길을 걸었다.

그리고 갈림길에 도착했을 때 나는 제 3의 선택지를 골랐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1시간 가량 걸으면 도착할 수 있다.

산속은 시내와 달리 매우 시원해서 걷는게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지만

도로 뿐이기도 하고 생각보다 많은 차들이 빠르게 달리기 때문에 도보이동은 비추천이다.

시내에서 그랩이나 오토바이 등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10분 이내로 이동이 가능 한 위치이다.

대체 이런 흙길에 카페가? 식당이 있다고? 싶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 즈음엔 이정표가 나오니까 그냥 쭉 따라가면 된다.

 

 

걷다 보면 결국 나오더라.

10 RAI PAI 에는 벌써 외국인 손님이 몇 테이블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식사를 하고 있거나 주문 후 대기 중이었는데 이곳 음식이 제법 먹을만하다고 들어서

나도 점심식사를 한지 2시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메뉴를 훑어보았다.

팟타이를 먹을까 잠시 고민했지만 저녁에 어제 방문했던 팟타이 노점에 다시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결국 고민 끝에 Passion Fruit Virgin Mojito 라는 메뉴를 주문했다.

맥주도 한 잔 마시고 싶었지만 혼자 걸어서 온 장소이니 만큼 안전하게 시내로 돌아가

마시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논알코올 음료를 주문했다.

 

 

크지 않은 컵에 허브가 가득 들어간 칵테일이 나왔다.

맛은 특별할 것 없었다. 어차피 노을뷰를 위한 입장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간다거나, 누군가 간다면 차라리 식사와 과일주스 혹은 맥주 정도를 추천한다.

 

 

아쉽게도 해가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고 때문인지 기대만큼의 감동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붉게 물들어 변해가는 하늘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붉게 물든 노을이 사라지기도 전에 다른 손님들은 모두 떠나버렸다.

산 속이라서 순식간에 주변은 어두워져 버렸고 준비해 간 후레시를 한 손에 들고 30분쯤 걸었는데,

어둠이 짙어질수록 야생동물과 개들의 울음소리가 잦아져서 불안해졌다.

그때 등뒤에 불빛이 느껴져 돌아봤더니 스쿠터 한대가 멈췄고 이내 나에게 말을 걸었다.

 

- " 어디 가고 있어? 나는 지금 빠이 워킹스트릿 마켓에 가고 있는데, 탈래? "

나의 구세주에게 1초의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 YES!!! SURE, PLEASE!!! "

 

그녀는 내가 Plese! 라고 외친 것이 너무 웃기다며 한참을 웃었고 곧이어 자기소개를 했다.

독일에서 온 그녀는 투허츠에서도 거리가 약간 더 떨어진 코끼리캠프에서 묵고 있는데,

캠프 스태프들과 함께 워킹스트리트 구경을 가는 길이였다고 했다.

홀로 산속 밤길을 걷는 내가 위험해 보여서 함께 가고 싶은지 물어봤고,

자신도 종종 여행 중에 나와 같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도와주고 싶었다고 했다.

" Thank you so much, You are my angel " 

금세 워킹스트릿에 도착했고 짧았지만 즐거운 대화를 끝에 서로의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며 숙소로 복귀했다.

 

 

그리고 팟타이 노점에서 오늘은 팟타이가 아닌 홍합 전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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